어머니의 꽃밭
이 애 연
어머니가 키운 꽃 가운데서 제일 고운 것은 국화다.
가을이 되면 크고 화려한 대국이 피기 시작했다.
출입문에서 마루에 이르는 디딤돌 양쪽에 늘어선,
색색의 국화꽃 화분은 우리 집을 가을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다.
국화 옆에서 어머니는 무언가 말하는 듯
입술을 가볍게 들썩이며 잔잔한 웃음까지 짓곤 했다.
“엄마, 왜 꽃을 보고 중얼거려?”
꽃들에게 말을 하는 게 어린 나에겐 도무지 이해가 안됐다.
노란 국화꽃 옆에서 가끔 웃음 짓던 어머니!
국화꽃 향기를 맡으면서 독백을 하던 어머니!
꽃들에게 무슨 말을 걸었던 것일까!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 꽃을 가꾸고 있었다는 걸,
그 때의 어머니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진 이제야 깨달게 되었다.
어릴 적 내가 꽃밭에서 보았던 어머니의 공허한 웃음과 독백이
수 십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서 내 가슴에 슬프게 박힌다.
한 여인의 고독함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된 딸은 꽃 앞에서 눈물을 쏟고.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꽃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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