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다시오는 사랑도 첫사랑이다

이애연 2013. 9. 6. 10:16

다시오는 사랑도 첫사랑이다|              

        

기억과 연애하다.

수필낭독회가 열리는 장소다.

잔설이 남아있는 서종면 문호리 산자락에 자리 잡은 ‘잔아 문학박물관’의 첫인상이 중후하다.

가볍지 않고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건물 앞 돌 의자에 어깨를 마주대고 앉아있는 중년 연인의 다정함이 편안하고 평화롭다.

그들은 젊은 시절의 모든 추억을 찾아내어 기억과 연애중이다.

 

수필공부를 시작한지 2년이 되지만,

수필 낭독행사에서 내 작품을 읽는 건 첫 경험이다.

첫경험은 언제나 떨림으로 다가온다. 마치 첫사랑처럼…….

 

추억속의  첫사랑 그 소년이 뒷산자락 저만치서  나를 바라보다가,

작별하듯 손흘들며 아지랑이처럼 사라진다.

이제는 나의 새로운 사랑 수필이, 무대앞으로 나를 끌어낸다.

 

첫경험을 경배하며 새벽잠에서 깬 나는 곱게 단장을 시작한다.

첫만남의 그를 위해서 준비를 한다.

어떤옷을 입을까? 구두는 무엇을 신을까? 헤어스타일은?

첫 만남인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만나야지,

더구나 내가 짝사랑하는 수필 아닌가.

나는 드디어 수필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가슴이 떨려서 낭독하는 내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원고를 든 내 손끝도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또 오는 것인가?

사춘기 때 찾아온 첫사랑을 끝으로,

심장 뛰는 소리와 침 삼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다시 심장 떨리는 사랑을 시작하고 있다.

열병처럼 밤잠 설치며 쓰고 지우고 또다시 쓴다.

아침에 읽어보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쓴다.

사춘기를 앓던 그때 쓰던 연애편지의 열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