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오는 사랑도 첫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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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연애하다. 수필낭독회가 열리는 장소다. 잔설이 남아있는 서종면 문호리 산자락에 자리 잡은 ‘잔아 문학박물관’의 첫인상이 중후하다. 가볍지 않고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건물 앞 돌 의자에 어깨를 마주대고 앉아있는 중년 연인의 다정함이 편안하고 평화롭다. 그들은 젊은 시절의 모든 추억을 찾아내어 기억과 연애중이다.
수필공부를 시작한지 2년이 되지만, 수필 낭독행사에서 내 작품을 읽는 건 첫 경험이다. 첫경험은 언제나 떨림으로 다가온다. 마치 첫사랑처럼…….
추억속의 첫사랑 그 소년이 뒷산자락 저만치서 나를 바라보다가, 작별하듯 손흘들며 아지랑이처럼 사라진다. 이제는 나의 새로운 사랑 수필이, 무대앞으로 나를 끌어낸다.
첫경험을 경배하며 새벽잠에서 깬 나는 곱게 단장을 시작한다. 첫만남의 그를 위해서 준비를 한다. 어떤옷을 입을까? 구두는 무엇을 신을까? 헤어스타일은? 첫 만남인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만나야지, 더구나 내가 짝사랑하는 수필 아닌가. 나는 드디어 수필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가슴이 떨려서 낭독하는 내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원고를 든 내 손끝도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또 오는 것인가? 사춘기 때 찾아온 첫사랑을 끝으로, 심장 뛰는 소리와 침 삼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다시 심장 떨리는 사랑을 시작하고 있다. 열병처럼 밤잠 설치며 쓰고 지우고 또다시 쓴다. 아침에 읽어보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쓴다. 사춘기를 앓던 그때 쓰던 연애편지의 열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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